불국사(佛國寺)는 경상북도 경주시 토함산(吐含山, 해발 745m) 중턱에 자리한 통일신라 시대의 대표 사찰이자 한국 불교 문화와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사찰은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상대등 김대성이 부모의 극락왕생과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며 창건을 발원한 것으로 전해지며, 그의 사후 완공되었다. ‘불국사’라는 명칭은 부처의 세계, 곧 불국토(佛國土)를 이 땅 위에 구현하고자 하는 이상을 반영한다.

사찰의 배치는 불교 교리와 우주관을 건축적으로 형상화한 점에서 특별하다. 중심 영역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을 비롯해 비로자나불을 봉안한 비로전,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각각 다른 불·보살의 세계를 표현한다. 건축물은 석축 위에 목조건물이 배치되는 형식으로, 화엄 사상의 장엄한 세계관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대웅전으로 오르는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는 인간 세계에서 불국토로 들어가는 상징적 관문으로 해석된다.

불국사 경내에는 통일신라 석탑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석가탑(釋迦塔, 국보 제21호)과 장식성과 상징성이 뛰어난 다보탑(多寶塔, 국보 제20호)이 나란히 자리한다. 두 탑은 단순·엄정과 화려·입체라는 상반된 미학을 통해 불교 교리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사찰 내의 석조·목조 건축은 모두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며, 한국 고대 장인의 건축적 상상력과 석공 기술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불국사는 신라 불교의 국찰로서 위상을 지녔으나,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화재와 훼손을 겪었다. 특히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전각이 소실되었으나, 일부 주요 석조 건축물은 온전히 남아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20세기 이후 대대적인 복원 작업이 진행되어 오늘날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한국 불교 문화의 상징적 사찰로 자리하고 있다.

불국사는 1995년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불국사가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불교 신앙·철학·예술·건축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인류 문화유산임을 보여준다. 오늘날 불국사는 신앙의 도량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관광객과 연구자들이 찾는 대표적 문화유적지로서, 한국 불교 예술의 정수와 통일신라 문명의 창조적 성취를 증언하고 있다.

불국사(佛國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