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코타이 (Sukhothai)
수코타이(Sukhothai)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13세기 중엽 태국 최초의 독립 왕국인 수코타이 왕조의 수도였다. 1238년경 시 인트라팃(Si Inthrathit) 왕이 크메르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건국하였고, 이후 라마캄행(Ramkhamhaeng, 재위 1279~1298) 대에 이르러 정치적·문화적 전성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태국 고유의 문자인 타이 문자가 창제되었고, 불교가 국가의 중심 이념으로 확립되면서 불교 예술과 건축이 크게 발전하였다.
수코타이의 건축과 예술은 크메르, 스리랑카, 몬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양식을 형성하였다. 특히 우아한 미소와 균형 잡힌 비례를 가진 불상들은 ‘수코타이 양식’으로 불리며 태국 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도심에는 왓 마하탓(Wat Mahathat)을 비롯해 수십 개의 사원이 건립되었으며, 연못과 인공 호수, 제방을 갖춘 정교한 수리 시설도 발달하여 불교적 이상세계인 ‘연화의 도시’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오늘날 수코타이 고고학 유적지는 태국 역사와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로,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고대 도성의 성벽과 해자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주요 사원들은 원형을 잘 보존하거나 복원되어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다. 수코타이는 태국 민족 정체성의 뿌리로 여겨지며, 불교와 예술, 정치가 조화를 이루었던 고전적 이상국가의 표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