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보리암(菩提庵)은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금산(錦山)에 자리한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기도 도량 가운데 하나로,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이다. 절은 해발 약 600미터의 금산 정상 부근에 위치하며, 남해 바다와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승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리암의 창건은 신라 문무왕 18년(678), 또는 신문왕 3년(683)에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창건한 ‘보광사(普光寺)’에 기원을 두고, 이후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보리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보리(菩提)’는 깨달음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로, 수행과 발원의 성취를 기원하는 도량으로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특히 조선 선조 때는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임진왜란의 승리를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는 전승이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도 깊다.
사찰의 건물 배치는 산세를 따라 다채롭게 전개되어 있으며,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아담하게 들어서 있다. 불전에는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불상이 봉안되어 있으며, 바다를 향해 기도하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곳은 관세음보살 신앙의 성지로 널리 알려져, 한국 3대 관음기도 도량(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 남해 보리암) 중 하나로 꼽힌다.
보리암은 불교적 신앙의 공간일 뿐 아니라, 한려수도의 비경과 남해 금산의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로서도 인기가 높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장대한 파노라마가 절 마당에서 펼쳐져, 많은 이들이 기도와 더불어 자연의 장엄함을 체험할 수 있다. 오늘날 보리암은 신앙, 역사,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적 성지로서 한국 불교 문화와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