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보두르 사원(Borobodur)

보로보두르 사원(Borobudur Temple)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 석조 사원으로, 8세기 말 샤일렌드라 왕조(Shailendra dynasty)에 의해 건립되었다. 사원은 화산암을 정교하게 쌓아 올려 피라미드 형태의 9층 계단식 구조를 이루며, 하단의 정사각형 테라스에서 상단의 원형 테라스로 이어지는 형식은 불교의 우주관을 반영한다. 전체 높이는 약 35미터에 달하며, 건축물은 2,000만 개 이상의 석재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원의 구조는 하층부의 욕망의 세계(欲界, Kāmaloka), 중층부의 형상의 세계(色界, Rūpaloka), 상층부의 무형의 세계(無色界, Arūpaloka)를 상징한다. 불교 교리 속의 깨달음의 길을 건축적 장치로 형상화한 것으로, 순례자들은 사원의 테라스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위로 올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순례 동선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불교적 교리와 수행의 과정을 체험하도록 의도된 종교적 행위로 이해된다.

보로보두르는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당시 자바 사회의 정치적·문화적 번영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건축물이다. 1814년 영국인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가 폐허 속에 묻혀 있던 사원을 재발견한 이후,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 정부, 그리고 유네스코의 협력을 통해 20세기 후반 대대적인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교와 인도네시아 문화가 교차하는 대표적 상징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