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나트 사원 (Boudhnath Stupa)
보드나트 사원(Boudhanath Stupa)은 네팔 카트만두 계곡 동북부에 위치한 거대한 불교 스투파로, 네팔 불교와 티베트 불교 신앙의 중심 성지이다. 기원후 5~6세기경 처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실크로드의 교역로와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해 일찍부터 불교 전파와 순례의 핵심 거점 역할을 했다. 보드나트는 특히 티베트 불교 전통 속에서 신성한 장소로 간주되어, 수많은 순례자와 수행자가 이곳을 찾아 기도를 이어왔다.
스투파의 중심은 거대한 반구형 돔과 그 위의 사각형 탑신으로, 네 면에 그려진 부처의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지혜’를 상징한다. 눈 사이에 적힌 네팔 숫자 ‘१’은 ‘하나’를 의미하며, 모든 존재가 깨달음으로 귀결됨을 나타낸다. 돔의 기단부는 만다라 형식으로 설계되어, 신도들이 시계 방향으로 도는 ‘코라(kora)’ 의식을 수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순례자들은 수백 개의 기도륜(마니차)을 돌리며 진언을 외우고, 오색의 경번(기도 깃발)은 바람에 휘날리며 공덕과 기도의 힘을 사방으로 퍼뜨린다.
보드나트의 구조와 상징은 불교 우주론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둥근 돔은 세계의 중심인 수메루산을 상징하고, 첨탑의 여러 단은 수행자가 깨달음에 이르는 단계를 나타낸다. 사원 주변에는 티베트 불교 사원과 수행처가 밀집해 있어, 라마와 승려들이 의식을 집전하고 불경을 독송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불법(佛法)이 실천되고 전승되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오늘날 보드나트 사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히말라야 불교의 심장부로 자리하고 있다. 신도들은 끊임없이 스투파 주위를 돌며 기도와 명상을 이어가고, 여행자들은 그 속에서 불교 신앙의 활력과 공동체의 영성을 직접 체험한다. 보드나트는 종교적 성지이자 불교 미술·건축·신앙의 정수가 결집된 장소로, 카트만두 불교문화의 핵심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