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콘(Phi Ta Khon) 축제

피타콘 축제(Phi Ta Khon)는 태국 북부 롯차부리 지역의 단사이 군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전통 민속 축제로, 불교적 의례와 민간 신앙이 융합된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축제는 마을 사원에서 진행되는 불교 행사인 ‘분 루앙(Bun Luang)’의 일부로 열리며, 승려들의 법회와 설법, 공양 의식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 가면 행렬과 퍼레이드가 결합되어 공동체는 불교적 공덕을 쌓는 동시에 농경 사회의 풍요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피타콘 축제의 기원은 불교 설화인 ‘위싼타라 자타카(Vessantara Jataka)’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위싼타라 왕자가 귀향할 때 환영의 함성이 너무 커 죽은 자들까지 깨어나 따라 나섰다고 전해진다. 축제에서 벌어지는 가면 행렬과 요란한 퍼레이드는 이 설화를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불교의 보시와 자비 정신을 드러내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행사에 사용되는 가면은 주민들이 대나무, 야자 껍질, 쌀겨통 등을 이용해 직접 제작하며, 화려한 색채와 과장된 표정으로 악귀를 쫓고 웃음을 불러온다. 이러한 민속적 요소는 정령 신앙과 농경 의례의 흔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불교 사원의 법회와 결합해 신앙적 의미가 강화된다. 퍼레이드와 함께 사원에서는 불경 독송과 계율 실천이 이어지며,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개인적·공동체적 공덕을 쌓는다.

이처럼 피타콘 축제는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니라 불교 설화와 의례를 기반으로 한 종교적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불교적 교리와 지역의 토착 신앙이 어우러진 축제를 통해 공동체는 결속을 다지고, 마을의 번영과 풍요를 기원하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