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 왓 하이속(Wat Haisok) 사원
탓 담(That Dam, ‘검은 불탑’)은 라오스 비엔티안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고대 불탑으로, 그 건립 시기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16세기 란쌍 왕국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는 황금으로 장식된 웅장한 불탑이었으나, 이후 침략과 약탈을 거치면서 황금 장식은 모두 사라지고 벽돌과 회색빛 외피만 남아 오늘날의 ‘검은 불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불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비엔티안 불교사와 민속신앙이 결합된 상징적 유적으로서, 지역 전승에 따르면 이곳에는 나라를 지키는 신성한 ‘나가(용)’가 깃들어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1828년 시암(태국)의 침공으로 도시가 크게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탓 담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불탑을 도시의 수호신적 상징으로 신앙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건축적으로는 다층형 기단 위에 종형 탑신을 세운 전형적인 라오 불탑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표면은 검게 변색되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이 현대적인 건물과 도로로 둘러싸인 상황 속에서도, 탑 담은 고대 라오스 불교 건축의 흔적을 간직한 채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시각적 중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탓 담은 활발한 예불이나 불교 의례가 이루어지는 사원은 아니지만, 비엔티안을 방문하는 순례자와 여행객들에게 중요한 문화 유산으로 자리한다. 불탑은 과거의 불교 신앙, 민속 전설, 그리고 도시의 역사를 응축한 기념물로서, 라오스 불교문화의 상징적 흔적이자 역사적 기억을 환기하는 현장으로 평가된다.